지리산 둘레보고

진정한 휴식은 몸을 움직여 땀을 내고 그 땀이 전해주는 기분 좋은 느낌이 온 몸으로 퍼질 때 느껴진다.
기분 좋은 맑은 땀을 흘리고 몸과 마음에 새로운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곳 와룡 자연휴양림.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방법이라지만 부족한 잠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이럴 때 마음껏 가슴을 펼 수 있는 숲을 찾는다.

숲에 누워 눈을 감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우리 몸이 외부의 환경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이마를 살짝 스치는 바람,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햇살, 코 속으로 들어오는 향긋한 나무의 향기가내 몸을 활짝 열어준다.

숲이 기운이 충만하면 마음도 따뜻해진다.
아무렇게나 떨어진 나뭇잎 한 장을 보면서도 잊고 지낸 친구의 얼굴이 떠오른다.
손을 놀려서 글을 써본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을 하며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기록을 남긴다.

숲에는 항상 오르막이 있고, 오르막의 끝에는 휴식의 내리막이 있다.
그 과정 속에서 긴장과 이완의 상쾌함을 느낀다. 다만 그 과정이 조급하거나 서두르지는 않도록 하자.
길가에 피어난 소담한 꽃송이의 가치도 누릴 수 있도록.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더니 벌써부터 등으로 시원한 느낌이 흘러내리는 기분이다.
참을 수 없는 유혹에 발을 맡긴다. 다리부터 머리까지 전해지는 상쾌한 기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한줌의 시냇물에도 너무도 감사하다.
고마운 존재들이 가득 찬 공간을 앵글 속에 담아 도시로 돌아갔을 때 이런 마음을 또 다시 느끼고 싶다.

의자라는 말보다는 평상이라는 말이 더 정감이 간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평상 위에 혼자서 다리를 모으고 앉는다.
평상의 남는 공간은 나무의 그림자들이 채워주었다.

비록 사진이 숲의 에너지까지는 담을 수 없겠지만 그 흔적이라도 담는다면 좋으리라.
하지만 숲을 통해 들어오는 한줄기 고마운 햇살을 어떻게 담을 수가 없어서 그저 눈에만 담아두었다.

산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다.
그 여정이 멈추지 않고 좀더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
그 산에서 피어 오르던 구름은 산의 정기를 듬뿍 담아 도시로 돌아간 내 머리 위에 뿌려주기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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