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여행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남원이다. 교통편이 가장 많고, 지리산 주변에서 가장 번화한 곳 이어서다.
서울에서 매 시간마다 고속버스가 운행하는 것을 비롯해,
광주, 전주, 대전 등 각지에서 남원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또한 남원역을 지나는 열차편도 자주 있다. 때문에 지리산을 처음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남원을 기점으로 구례와 곡성 등을 돌아보면 된다.
코스안내
1일차 코스
2일차 코스
1일차
남원 광한루
남원에서 가장 먼저 가볼 곳은 단연 광한루원이다. 남원여행의 백미라 일컬어지는 명소답게 남원시내 어디에나 광한루로 가는 이정표가 붙어있다. 남원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는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야 하지만,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걸어서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다. 즉, 광한루원 주변이 남원에서는 최고 번화가라는 얘기다.
광한루원을 얘기하자면 의례히 춘향이 떠오른다. 춘향과 이도령이 만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소설 속 이야기 야 춘향전을 읽지 않은 사람도 아는 수준이지만, 수 백 년이 지난 소설 속 공간이 아직까지 실존한다는 게 놀랍 고 신비롭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이곳은 춘향전에 나오는 장소이기 전에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테마파크라 는 사실이다.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세상이자 경외의 대상었던 하늘과 인간사를 결정하는 삼신사상을 땅위 에 펼쳐놓은 드림파크였던 셈이다.
광한루원에 들어서면 8자 형태로 돌아보는 게 좋 다. 잔디밭 너머로 보이는 완월정을 지나면 연못위에 걸린 무 지개 다리가 나온다. 광한루원의 얼굴격인 오작교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형상화해 만든 돌다리인데, 모양이 아주 아름답다.
오작교위에서 뒤로보이는 광한루 누각을 배경삼아 사진에 담는 게 광한루 여행의 포인트다. 오작교를 건너 광한루를 돌아나가면 춘향사당이 있고. 다시 완월정을 지나 오작교 반대쪽으로 가면 춘향전에 나오는 월매의 집과 그네 등 체험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관람시간: 09:00~22:00 (동절기:21:00까지)
남원 추어탕 골목
아침 느즈막하게 여행을 시작했다면 광한루원을 나와 남원의 명물인 추어탕을 맛보자. 광한루원에서 길하나 만 건너면 추어탕골목이다.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 무청을 말린 시레기와 함께 끓이는데, 텁텁하지 않고 시원하다. 특히 젠피가루를 약간 첨가해 먹는 게 추어탕을 제대로 즐기는 비법이다.
남원에서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추어탕을 무한리필해준다. 여러 식당들 중 여행객들에게 소문난 곳은 현식당과 고향마루, 새집추어탕, 부산집 이다.
춘향테마파크
광한루를 나와 맞은편 제방으로 올라서면 요천으로 불리는 넓은 강이 있다. 남원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운동삼 아 걷는 길이기도 하다. 요천에 걸린 다리를 건너 10여분을 걸으면 춘향을 주제로 한 관광단지에 닿는다. 소리 의 고장 남원답게 국악당과 문예회관이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관광단지 맨 앞에서 높다란 계단을 오르면 춘향 전에 나오는 공간들을 재현해 놓은 춘향테마파크다.
춘향이와 이도령의 만남을 형상화한 만남의 장에서부터 이별을 하고, 변사또에게 시련을 겪다가 다시 만나 사 랑의 결실을 맺는 축제의 장까지 설정해 놓은 동선을 따라 한바퀴를 돌고나면 춘향전의 이야기 전개가 그대로 전해진다. 여기서 가장 재밌는 공간은 동헌과 옥사정, 매맞는 형틀이 있는 시련의 장. 형틀에 눕혀놓고 곤장을 치는 장면을 재현해보면 웃음꽃이 활짝 핀다.
관람시간: 09:00~18:00 (동절기:17:00, 여름철엔 20:00까지 야간개장)
2일차
구례/화엄사
고요한 저녁공기를 가르는 사물소리가 참 좋다. 화엄사는 이른 시간에 들어간다.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전에 가보는 게 좋다. 조용하게 산사를 돌아보아야 제대로 된 천년고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화엄사는 불교적인 가치를 두고서도 볼거리가 많다. 우선 시각적인 오차를 이용한 가람배치를 꼭 보고 와야 한다.
보제루를 옆으로 돌아 대웅전 앞마당에 서면, 각황전이 왼쪽에 대웅전이 오른쪽에 보인다. 그런데, 큰 건물인 각황전으로 오르는 계단보다 작은 건물인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이 훨씬 넓다. 그리고 두 개의 탑이 마당에 세워져 있는데, 다른 사찰과는 달리 일직선상에 놓여있지 않고 각황전 앞의 탑이 아래로 내려와 있다. 이 모두 가 절의 주 전각인 대웅전이 각황전보다 적어 보이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적 조치란다. 보면 볼수록 오묘 한 느낌이 든다.
화엄사에서 빼놓지 않고 보아야 할 또 한곳은 사사자석탑이다. 각황전 왼쪽에 있는 적멸보궁 이정표를 따라 잠시 산길로 오르면 만날 수 있다. 불국사의 두탑과 함께 미술교과서에 항상 나오는 석탑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 효 사상의 근간으로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어머니께 차를 공양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진 석탑은 우리나라 효 사상의 근간이 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석탑을 보고 내려오면 각황전 뒷모습이 보인다. 앞에서 보다 훨씬 더 웅장한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찰 건물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건물이 한때 불 태워질뻔 했다는 이야기엔 소름이 돋는다. 6.25전쟁 이후 빨치산 소탕작전 중에 화엄사를 불태워 주변을 소개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는데, 당시 이 지역의 소탕작전을 담당하고 있는 차일혁 총경이 명령을 어기고 대웅전 문짝만 불태운 다음, 명령을 이행했다는 거짓보고를 하고 끝까지 화엄사를 지켜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요금: 구례- 3,500원 / 화엄사 - 4,000원
남원터미널문의: 063-633-1001 화엄사 앞에서 숙박 남원에서 아쉬운 관광을 마치고서는 구례로 넘어간다. 남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례화엄사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정도. 버스는 국립공원지리산남부사무소 앞 주차장에 선다. 하루를 묵을 작정이라면, 우선 숙소부터 구하자. 관광특구로 지정된 사하촌이어서 주변에 모텔과 호텔이 여럿 있다. 화엄사에 앞에 도착시간이 6시 전후라면 무조건 화엄사로 올라가기를 권한다. 6시40분에 저녁예불 의례를 하기 때문이다. 고요한 저녁공기를 가르는 사물소리가 참 좋다. 먹거리 화엄사 상가단지에 음식점이 많다. 그 중에서 주차장 아래쪽에 있는 가락원은 청국장정식과 산채정식을 잘한다.
특히 식사 후 직접 만든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어 인기가 많은 곳이다. 그 외 화엄사로 오르는 길목 끝에 위치 한 예원도 산채정식으로 소문난 곳이다.
둘레길
화엄사에서 상가단지쪽으로 내려오면 둘레길이 바로 연결된다. 오미방광 구간이다. 국립공원지리산남부사무소 주차장에서 왼쪽 계곡쪽으로 내려서면 오미로 가는 둘레길에 바로 서게 된다. 높은 고개나 험한 길이 없어, 산 보하듯 쉬엄쉬엄 걸으면 된다. 구례읍과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2시간 정도를 걸으면 오미마을에 닿는다.
운조루
가는 길에 만나는 상사마을과 하사마을은 우리나라 풍수가 시작된 곳으로 유명하고, 길 끝머리인 오미마을은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소문나 있다. 오미마을에는 조선시대 양반가옥 운조루가 있다. 300 여년 전에 지어진 집 인데도 모습이 아주 웅장하다.
운조루는 조상들의 노블리스오블리제 정신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운조루는 최초로 거중 기를 이용해 수원화성을 건축했던 유이주가 짓고 살던 집인데, 항시 사랑채 옆 작은 나무 독에 쌀을 넣어두고 가난한 사람들이 가져가게 했단다. 이 일로 인해 해방후 지주들의 집이 불태워지고 죽임을 당했을 때 그 인정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에 의해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단다.
운조루는 풍수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 뿐만아니라 집의 구조도 독특해 한옥을 공부하는사람들이 수시로 찾는 곳이다.
운조루에서 앞에 보이는 도로변에 구례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운행해, 다른 곳으로 이동도 쉽다. 버스정 류장으로 가는 길에 또 다른 양반집 곡전재를 둘러보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