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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사찰 템플스테이

정자에서 쉬고, 한옥에서 자고, 숲에서 즐거움을 얻다
나를 찾는 지리산 여행

지리산! 어떤 뜻 일까? "어리석은 사람도 머물면 지혜롭게 된다." 는 의미란다.
그래서 일까? 지리산에는 유달리 선각자들이 많이 났다.
조선을 이끌었던 김종직과 정여창, 조식 등이 지리산 자락 사람들이며, 송만갑 김초월 등의 예술인들도 지리산을 터전으로 역사를 이끌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치고 지리산을 거쳐 가지 않은 이가 없을 거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신선이 사는 곳으로 여겼던 청학동도 이곳에 있었다.
청학동을 통해서 이상의 삶을 꿈꿨다면 현실의 삶을 위해서는 종교 즉 사찰을 통해 실현했다.
이런 의미에서 지리산에 이름난 사찰이 많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서쪽에는 화엄사와 천은사, 쌍계사 동쪽에는 실상사와 대원사, 법계사 등 말이다. 이 중에서도 화엄사, 천은사, 쌍계사가 지리산 3대 사찰로 불리운다.
이 세 곳은 서로 멀지 않다. 한꺼번에 돌아보아도 충분할 정도로 가깝다.
세 곳을 단번에 돌아보는 일정도 있겠으나 세 곳을 각각 찾아 스스로를 내맡겨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절에서 묵으면서 자연과 벗해보는 일정이 결코 소모적인 시간이 아닐 것임은 틀림없다.

코스안내

1일차 코스
01코스화엄사
02코스쌍계사
03코스천은사

1일차

화엄사

화엄사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구례나 남원까지만 가면 된다. 구례에서 화엄사 가는 버스가 30분단위로 있고, 남원에서도 구례를 거쳐 화엄사로 가는 버스가 심심찮게 있다. 때문에 어디서든 화엄사가는 길이 힘들지 않다. 이왕이면 구례까지 가는 게 훨씬 수월하다. 지리산 남부관리사무소에서 내려서 20여분을 걸어 올라가면 화엄사다. 매표소에서 템플스테이에 참가한다면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일주문을 지나 커다란 비석 (벽암국일도대선사비) 맞은편의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템플스테이 전각이다.

화엄사 템플스테이는 상당히 유명한 편이다. 때문에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화엄사 템플스테이는 기본적으로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휴식형이라고 해서 쉬면서 스스로 일과를 만들어 지내면 된다. 다만, 새벽 3시와 오후 6시에 행해지는 예불 시간만은 반드시 참석토록 하고 있다. 이때 여느 작은 절에서는 하지 않는 사물을 치는 모습이 볼만하다. 온 산을 울리는 범종 소리가 마음을 무척 평온케 한다. 또 화엄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면 스님들에게 무엇이든 물어보는 선문답 시간이 있다. 어떤 질문에도 그 사람에게 딱 맞는 답을 찾아주시는 것을 보고 어떤 외국인은 스님이 되겠다고 찾아오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화엄사는 명성에 걸맞게 볼거리가 참 많다. 대웅전과 각황전, 이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지는 절묘한 가람의 배치, 뒤로 보이는 노고단의 풍경 등 산사의 경관이 무척 화려하다. 더하여 화엄사에서 하루를 묵는다면 꼭 봐야할 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각황전 뒤쪽의 108 계단을 올라가면 사사자 삼층석탑이 있다. 어릴 적 미술책에서 한번 씩은 보았을 그 탑이다.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어머님에게 차를 공양하는 모습을 형상화 했다는 이 탑은 우리나 효 사상의 근원이 된다. 다음으로는 대웅전 뒤로 난 작은 오솔길 끝에 있는 구층암이다.

구층암에도 템플스테이가 열리는데 절 앞마당에서 자라다 죽은 모과나무로 기둥을 삼은 요사체가 독특하기도 하지만, 이곳의 보물 같은 존재는 바로 야생차다. 절 뒤쪽 산자락에 빼곡히 심어진 대나무 숲 안에 차가 자라고 있는데, 차 중에서도 가장 좋다는 죽로차다. 마지막에 찾아볼 곳은 일주문 건너편에 있는 지장암 올벚나무. 이 나무는 임진왜란 후 벽암거사가 화엄사를 중건하면서 심었다고 전해진다. 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나라의 군사력을 키우기 위해 활과 칼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던 올벚나무를 이곳에 많이 심었다는 것이다. 그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한 그루가 지장암 올벚나무다.

tip
화엄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려면 참가비: 1박2일 40,000 / 2박3일 70,000 / 3박4일 100,000
입산시간: 오후 4시까지
문의: 061-782-7600
* 매주 수요일에는 템플스테이 없음.
쌍계사

구례와 하동을 오가는 차들이 모두 들리는 곳이 화개다. 하동에서는 쌍계사가 종점이거나 좀 더 안쪽 마을로 가는 차들이 많다. 구례나 남원에서 간다면 화개에서 한번만 차를 갈아타면 된다. 화개에서 쌍계사까지는 기껏해야 10여분 거리. 10리에 이르는 벚꽃 터널과 계곡 옆의 야생차밭을 거치는 명품길이다. 이 길 끝에는 빨치산 총 사령관 이현상이 최후의 전투를 치뤘던 의신마을이 있다. 쌍계사 정류장에서 차를 내리면 사하촌 답지 않은 풍경에 일순 놀란다. 산 속 같지가 않아서다. 번화한 상가 골목을 지나 10여분을 걸으면 쌍계사에 닿는다.

쌍계사는 되짚어 볼수록 아름다움이 큰 절이다. 우선, 절 입구를 찬찬히 살펴보자. S 자 모양의 작은 개울에 두개 다리를 놓고 일주문과 천왕문을 올렸다. 옆에서 보면 흡사 작은 섬 같다. 힘들이지 않고 개울 옆으로 길을 내면 될 것을 이렇게 한 이유가 뭘까? 마음의 평안을 찾아 가는 모든 허물과 욕심을 강물에 버리고 가라는 의미다.

쌍계사는 세 가지의 원조격이 된다. 먼저 우리나라 3대 성악 중 하나인 범패가 이곳에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 다도 문화가 여기서 시작되었다. 오는 길에 최초로 차나무를 심었던 시배지가 있다. 또 진감선사가 육조혜능의 남종 돈오선을 신라에 최초로 전법한 도량이 바로 쌍계사다. 대웅전 앞에서 왼쪽의 범종각을 지나 좁다란 계단을 오르면 돈오문이 나오고 좀 더 들어가면 금당이 있는데, 그곳이 선종을 설파하기 위해 중국에서 육조혜능의 머리뼈를 가져와 모신 곳이다. 금당은 11월부터 3월까지 동안거와 6월부터 8월까지 하안거를 피해서만 개방한다.

또 지리산 10경중 하나인 불일폭포로 가는 길도 쌍계사에서 시작된다. 옛날 청학동으로 불리워지던 이상향의 땅이라니 한번은 가볼만 하다.

tip
쌍계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려면 참가비: 1박2일, 50,000원
입산시간: 오후 3시까지
문의: 055-833-1901
천은사

천은사는 노고단 가는 길에 있다. 구례에서 남원과 함양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순환도로의 구례시작점이 바로 천은사다. 구례터미널에서 천은사를 종점으로 하는 버스도 많고 성삼재로 가는 버스도 모두 천은사를 경유한다. 천은사는 소나무 숲이 대단히 보기 좋다. 예전 60년대에는 천은사 주변에서 벌목을 해다 팔아서 아이들을 대학에 보냈다 한다. 그래서 천은대학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였단다. 그렇게 많은 벌목이 행해졌음에도 지금처럼 아름다운 숲이 남아있는 것은 지리산의 풍족함에 대한 역설이랄 수 있겠다.

천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는데 보리수와 감로차다. 설선당과 명부전 사이에 커다란 보리수가 한 그루 서 있고, 사찰 주변 곳곳에서 보리수나무가 자란다. 우리나라 염주 중에서 이들 나무에서 나는 열매로 만든 보리수 염주를 최고로 쳐준다. 천은사 뒤쪽으로 나서면 산비탈이 온통 차밭이다. 키가 낮고 유달리 파란 차밭 풍경이 볼만하다. 이곳에서 이른 봄에 딴 차를 천은사의 샘물로 끓이면 차 맛이 유달리 좋다는 얘기가 있다.

오래전부터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천은사 차 한잔 얻어 마시는 걸 대단한 영광으로 삼았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래서 천은사 감로차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템플스테이를 즐겨하는 사람들은 천은사의 템플스테이를 으뜸으로 꼽는다. 우선 장소가 너무 훌륭하다. 절의 중심건물인 극락보전 앞에서 명부전 옆으로 나가면 계곡가에 출입금지 푯말이 붙어있는 작은 문을 하나 나선다. 문 안쪽에는 또 하나의 세상처럼 전각 세 채가 나란히 서 있다.

예전에 스님들이 공부하던 곳인데, 여기를 템플스테이 장으로 이용한다.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된 듯 고즈넉하고 조용하기가 이를 데 없다. 송림과 시의 언덕을 돌아보고는 평사리로 가볼 일이다.

tip
천은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려면 참가비: 1박2일 40,000 / 2박3일 70,000
입산시간: 오후 2시까지
문의: 061-782-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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