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은 남도여행에서 숨겨진 보석처럼 여겨진다.
많은 사람들이 곡성에 뭐가 있나 의아해 하겠지만, 정작 여행의 재미를 다 갖추고 있는 곳이 곡성이다.
아름다운 꽃의 세상이 있고, 레일바이크와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변을 돌아보는 낭만도 있고,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는 증기기관차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낀 후에는 잠시나마 지리산에 올라 남도를 굽어본다.
섬진강과 지리산을 한 번에 느껴보는 오감만족 여행. 곡성에서 시작해보자.
코스안내
1일차 코스
2일차 코스
1일차
곡성 기차마을
서울에서 곡성 가는 길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그러나 가는 길보다 돌아오는 길의 교통편이 편하도록 여정을 짜는 게 좋다. 때문에 서울을 기점으로 한다면 남원이나 구례에서 돌아오기가 편해서 곡성을 출발점으로 삼는 게 좋다. 용산역에서 곡성으로 가는 열차나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곡성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또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남원까지 간 다음 남원에서 곡성으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원에서 곡성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운행하고 소요시간도 30여분 정도로 가깝다. 곡성에 내리면 자그마한 도시의 소담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도시를 잠시만 벗어나도 멜론농장들이 즐비한 시골동네다.
기차를 탔다면 역에서 내려 작은 다리만 건너면 기차마을이다. 버스터미널에서는 재래시장을 지나 강둑을 조금 걸어야 한다. 터미널에서 기차마을 가는 버스가 자주 있어 이를 이용하면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다.
*유료입장객 1인당 곡성심청상품권 2,000원권 1매 지급
1004 종류의 장미가 한곳에
곡성 기차마을은 옛날 곡성역을 테마파크로 재구성 해 놓은 곳이다. 보통 폐역은 철거하는 게 다반사지만 한 공무원의 역발상으로 목숨 다한 역을 되살려 낸 의미 있는 곳이다.
기차역 쪽에서 기차마을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죽 늘어선 기차 펜션과 기차 카페를 사열하듯 지난다. 기차 끝에서 장미공원을 먼저 만난다.
넓은 공원에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1004 종류의 장미가 가꿔져 있다. 장미 사이사이로 걷는 길이 잘 꾸며져 있어 연인들끼리의 여정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장미공원 입구 오른쪽에 세워진 전망대를 돌아 내려오면 곧바로 옛날 곡성역이다.
곡성역은 기차마을의 입구역할도 하지만 건물자체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볼거리다. 역사 앞에는 플랫폼이 가로로 길게 이어지고 한때의 영광을 아쉬워라도 하는 듯 갈 길을 멈춘 기차가 랜드마크 마냥 서 있다. 그 옆으로 레일바이크 승강장이 있다. 기차마을과 장미공원을 빙 둘러 다닌다. 기차마을에는 작은 놀이공원도 있고, 매점도 있어 편하게 놀 수 있는 곳이다. 꽤 정감 있고 잘 꾸며져 눈과 마음이 틀림없이 즐거워질 것이다. 곡성역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기기관차가 다닌다. 옛날 승객들이 기다리던 플랫폼도 옛 모습 그대로 서 있다. 오래전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최민수가 만주로 가는 열차를 타던 장면이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장동건이 입영열차를 타던 장면을 기억한다면 더욱 반가울 것이다. 그 현장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곡성역 플랫폼이어서다.
섬진강을 달리는 증기기관차
이곳에서는 증기기관차가 하루 5회 운행한다. 물론 관광열차로 개조된 상태다. 기차마을에서는 이 증기기관차를 타는 게 최고의 호사다. 이 기차는 섬진강변을 달린다. 전국의 열차길중 내로라 하는 경관 중 하나다.
기관차 안에는 옛날 검표원 아저씨가 있다. 현재의 역할은 해설사, 구수한 입담이 정감을 더한다. 섬진강을 따라 40여분을 달리면 침곡역을 지나 가정역에 닿는다. 가정역은 또 하나의 기차마을이다. 증기기관차의 종착역이자 섬진강 레일바이크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길 건너에는 섬진강 천문대와 야영장이 있고, 자전거 하이킹도 즐길 수 있다.
가정역 레일 옆에는 기차펜션과 통나무펜션이 20여동 꾸며져 있어 여기서 숙박을 해봄직하다. 펜션에서 내다보는 섬진강 풍경이 아주 일품이다. 다른 숙박시설을 찾는다면 가정역에서 머지않은 심청이야기 마을을 이용해 봄직 하다. 심청전이야기의 원류가 곡성이라는 걸 알리게 위해 꾸며놓은 테마마을이자 민박마을이다. 본래 사람이 살다 폐허가 된 산촌마을을 리모델링했기 때문에 돌담으로 둘러싸인 고샅길이 아름답고, 집집마다 숙박시설도 잘 꾸며져 있다. 이곳도 기차마을과 함께 코레일에서 운영한다.
일반: 3,900원
중고생: 3,100원
초등학생: 2,000원
맛집
곡성에는 참게탕이 유명하다. 곡성군에서 지정한 지리산7미가 바로 참게탕이다. 참게탕집은 압록유원지쪽에 가장 많은데 가정역에서 구례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도 섬진강변에 여러 곳의 참게탕 전문식당이 있다.
그중 별천지 가든이 여행자들이 즐겨찾는 명소이고, 압록유원지에 있는 사계절횟집도 7미지정음식점으로 이름나 있다.
별천지가든: 061-362-8746
사계절횟집: 061-362-1933
2일차
천은사
가정역에서 섬진강에 걸린 다리를 건너면 천문대 앞에서 구례가는 버스가 있다. 섬진강을따라 굽이굽이 구례로 넘어간다. 중간에 압록유원지와 구례구역을 지나 구례 터미널에 닿는다.
터미널에서는 천은사로 가는 차가 상당히 자주 있다. 성삼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천은사에 내려도 된다. 성삼재로 올라가는 지리산관광순환도로 초입에 천은사가 있다. 도로를 가로막아 설치해놓은 매표소를 지나 바로 내리면 된다.
천은사는 화엄사, 쌍계사와 더불어 지리산 3대 사찰로 불리는 고찰이다. 이 절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천은사는 본래 828년에 인도에서 건너온 승려나 창건하고 이슬처럼 맑고 맛있는 샘이 있다하여 감로사로 하였는데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타 없어졌다. 이후 절을 중창할 때 샘에서 큰 뱀이 나와 잡아 죽였더니, 샘에서 물이 쏟아 나지 않았단다. 그래서 절 이름도 샘이 숨었다 하여 천은사라 하였는데, 그때부터 자꾸만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았다. 그때 조선 4대 명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원교 이광사가 물이 흐르는 듯한 필체로 지리산 천은사라고 써주며 일주문에 걸도록 했더니 이후 샘물도 되살아나고 화재도 없어졌단다.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일주문에 그 글씨가 지금껏 걸려있다. 일주문에 귀를 대고 유심히 들어보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전설도 함께 남아있다. 천은사를 돌아보는 데는 1시간여가 걸린다. 천은사에서 나오면 바로 성삼재로 가는 차를 탈 수 있다.
(운임 4000원, 소요시간 약40분) 맛집 구례에서는 다슬기를 맛볼 만하다. 구례군에서 지정한 지리산 7미가 다슬기이기도 하고 맑은 섬진강에서 나는 다슬기로 요리하는 집들이어서 다른 곳과는 다른 만족감을 준다. 구례시내에 있는 부부식당과 선미옥다슬기가 7미음식점으로 지정되어 있다.
부부식당: 061-782-9113
선미옥다슬기: 061-781-6756
노고단
시암재를 지나 성삼재까지는 차로 10여분이 걸린다. 여기까지만 올라도 지리산을 반은 본 셈이다. 눈 아래로 구례와 남원까지 내려다 보이고, 눈앞의 고리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대형 주차장위로는 가볍게 끼니를 해결 할 수 있는 분식점과 가게가 있고, 스포츠매장에 커피전문점까지 자리하고 있다.
노고단은 성삼재에서 걸어서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험하고 힘든 지리산에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지리산종주의 시작점이기도 해 등정의 의미가 더하다. 이곳 노고단은 힘들지 않게 오른 것에 비해 그 감동은 훨씬 크다. 아침에 조금만 일찍 올라가면 빛나는 일출을 볼 수 있고 발 아래로 깔리는 운해를 항시 볼 수 있다.
지리산 8경중 하나가 노고운해라는 것만 보아도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성삼재에서 30여분을 오르면 무넹기 전망대에 닿는다. 이곳에서 구례읍과 섬진강자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곳에서 구례방향으로 내려가면 바로 화엄사다. 여기서 좀 더 오르면 노고단 산장. 예전에는 천주교인들이 공소를 짓고 사제들의 휴양소로 이용하기도 했던 곳이다.
휴게소에서 20분여를 더 오르면 해발 1,507미터의 노고단 정상이다.
멀리로 천왕봉과 반야봉까지도 한눈에 들어오고 초 여름이면 주변이 온통 원추리로 덮여 장관을 이룬다.
노고단에서 되내려와서는 구례로 되돌아온 다음, 화엄사를 돌아보거나 남원으로 가서 연계여행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분식을 파는 식당과 가게, 스포츠매장, 카페베네가 자리잡고 있다. 지리산종주여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