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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명인다원

지리산, 그리고 사람

박수근 수제녹차 명인 사진

박수근 수제녹차 명인

하동 명인다원 박수근 수제녹차 명인 명차 고장 하동의 수제녹타 명인 1호
예부터 하동은 명차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덖음' 기술을 활용해 고급녹차를 주로 생산해왔다.
박수근 수제녹차 명인 사진
우전, 세작 등 고급 녹차의 생산액에 전체 생산액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명차 산지로 이름나 있다. 하동은 화개천과 섬진강에 인접해 있고 일교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알맞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흥덕왕 3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온 대림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의 하동이다.
하동차는 색, 향, 미가 특히 좋습니다. 하동의 녹차는 잎이 얇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죠. 또 솥에 넣으면 잘 익고 물에 넣어도 잘 우러나는 것이 바로 하동차인기라." 식품의 명인으로 알려진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명인다원 박수근 대표의 말이다. 박수근 대표는 전통식품 명인 지정제도가 실시된 후 수제 녹차로서는 처음으로 명인에 지정된 녹차분야의 명장 1호다.
그는 1990년대 중후반 본격적으로 차나무를 심게 되었다고 기억한다. 한 평의 땅도 남기지 않고 거의 대부분의 땅에 차나무를 심었다고 전했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야산에 야생차나무가 조금 있는 정도였을 겁니다. 본격적으로 차나무를 심은 이후 차 생산농가도 크게 늘어났죠, 지금은 아마 한 1500농가가 될 겁니더."

"지금은 차나무가 기후온난화 현상으로 아무 데나 잘 자라지만 이전에는 경남 하동 아니면 차나무가 거의 없었지. 당시에는 차가 귀해서 차를 곡식과 바꿔 먹곤 했으니까.'

그에게 하동차에 대해 질문을 했다.

어떻게 차를 배우시게 되었습니까?
"나는 16살 때 처음으로 아버지에게서 녹차 제조법을 배웠습니다. 아버지께서 칠불암에 머물고 계시던 수제 녹차 권위자인 윤포산, 향음 스님을 찾아가 녹차를 즐겼는데 그때 할아버지에게 배운 녹차 제조법을 더욱 발전시키셨어요. 그 후 제가 그 비법을 익히면서 3대에 걸쳐 내려오게 되었죠."

명인다원의 수제녹차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차별화는 구증구포(九蒸九曝) 즉 섭씨 160도가 넘는 가마솥에서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비벼 말리는 비법으로 차를 만듭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들죠."
"특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혼자서 만든다는 점이 차별화입니다. 식품 명인으로서 나의 생명보다도 더 무섭게 생각하고 있는데. 혼자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거죠. 내 아들인 전수자를 제외하곤 내가 차 만드는 것은 누구도 본 사람이 없습니다."

또 다른 특허를 가지셨다고 들었는데
"지금부터 10여년 전인 2000년 초반부터 녹차 대신 소금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처음에는 소금을 대나무에 넣어 황토를 발라서 구워도 보고 세라믹 돌에다 구워보기도 했죠. 가마솥에다 소금을 구워보기도 하고. 결국에 황토용기를 개발하게 되었지."
"황토가마 구운소금은 내가 개발한 황토그릇에 천일염 95%와 찻잎5%가량을 넣고 800도 상태에서 12시간 구운 다음 24시간 숙성시켜 만든 것인데. 소금이 짠 것이 아니라 맛이 있습니다. 유해한 성분이 전혀 없고 92.3%의 저농도 소금이 완성된거죠. 특허도 받았고 검사필증도 받아뒀죠. 곧 전국적으로 유통시킬 겁니다."

어떻게 소금 개발을 하게 되었는지
"나는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의 한명이다. 당시 고엽제 피해로 아토피를 앓았는데 내가 개발한 황토가마로 구운 소금 덕분에 다 나았습니다."

식품연구에 대한 열정은?
"바로 기(氣)라고 생각합니다. 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낸 거죠. 녹차를 만들 때 녹차라면 국내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정말 미치니까 되더라구요."

"어떤 때는 지팡이를 짚고 산을 오르기도 했어요. 지리산 천왕봉을 자주 갔는데 저녁 먹은 후 갑자기 산으로 달려간 적도 많았어요. 비가 많은 장마철에도 산에 가면 하늘이 열리고 유명한 인사들도 만나게 되더라구요. 그 때 주변에서 저보고 모두 미쳤다고 했어요."

"나에게 아들과 딸이 있는데 딸은 중앙관현악단 상임연주자로 가야금을 연주하고 아들은 광주시립관현악단의 대금연주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수제녹차 전수자죠. 차를 만들 때 아이들에게 최고가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교육도 시킬 수 있는 거니까요"

"아버지는 전통차를 만들고 자식들은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명인 집안이 드문 것 아닐까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최근 줄어든 차 소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요즘 녹차판매가 무척 안 좋아요. 커피에 밀려서 녹차 마시는 사람이 크게 줄었잖아요. 몸에 좋은 줄 알지만 가격도 비싸고 번거로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티백을 좋아하지만 하급차라 손님에게 내놓기는 그렇잖아요."

그는 지금이야말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차 문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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