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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즐거운 여행

이야기여행

1.구간소개 2.국악선인묘역 3.독공실 4.~9. 전시체험관 5.송흥록 생가 6.박초월 생가
1. 구간소개
대본내용
이곳 경치 참 좋지요? 지리산 바래봉 바로 아래 자리한 비전마을... 이곳에 바로 저희가 둘러 볼 국악의 성지가 있습니다. 저로서는 정말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제 소개가 좀 늦었습니다. 저는 국악의 성지를 여러분과 함께 둘러보게 될 송흥록이라고 합니다. 제 이름, 어디서 좀 들어보신 분도 계실 테고, 전혀 모르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이곳 비전마을 출신의 소리꾼이랍니다. 뭐... 저는 그냥 소리가 좋아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제가 동편제를 집대성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꾼이였다, 판소리의 전성기를 이끌어냈다 등 칭찬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저한텐 대단히 영광스러운 찬사들이지요. 어쨌든, 제가 여러분께 국악의 성지 이곳저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우선 국악의 성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 드리죠. 이곳은 국악 선인들의 혼을 이어받아 우리 소리의 맥을 잇기 위해 만들어진 곳 입니다. 남원이 판소리의 고장이라는 건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왜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남원 시내가 아니라 이런 산촌에 자리를 잡았는지 궁금해하시죠? 그건 이곳이 동편제 판소리의 발상지면서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 고향이기도 하구요. 또 신라시대의 인물인 ‘악성 옥보고’ 선생이 거문고 가락을 연구하며 후학을 양성한 ‘운상원’ 역시 이 지역에 자리했었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국악의 성지를 운봉읍에 조성한 것은 예로부터 우리 국악의 씨앗이 움터 왔던 곳이자, 많은 인물들이 이곳에서 소리 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남원 시립 국악단’이 관람객을 위한 상설공연, 국악체험 등을 선보이면서 지금도 많은 분들이 ‘우리의 소리’와 ‘판소리의 뿌리’를 찾아 이곳을 방문해주시더군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가득한 국악의 성지, 저와 함께 가보시죠~!
2. 국악선인묘역
대본내용
본격적으로 길을 나서기 전에 국악계의 어르신들이 잠들어 계신 ‘국악선인묘역’에 먼저 들러 보겠습니다. 동그란 원형 무대처럼 만든 ‘국악 한마당’을 지나면 높게 이어진 계단이 나오고요, ‘운상문’을 통과하면 국악인들을 추모하는 사당 악성사가 보이지요? 전통 국악기를 형상화한 납골묘가 있고, 그 위로 다섯 개의 묘가 있는데, 이 묘들은 거문고의 명인 ‘악성 옥보고 선생’을 시작으로 동편제의 창시자이자 ‘가왕(歌王)’이라 불리는 저 송흥록과 저의 친동생인 송광록의 묘랍니다. 그 옆으로 제 동생의 아들 송우룡과 그의 아들 송만갑의 묘까지 쭈욱 있는데, 어허... 그러고 보니 한분의 명창이 보이질 않으시지요? 운봉이 낳은 또 다른 명창 박초월의 묘소 말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마십시오. 그 분의 묘소는 국악의 성지 안쪽, 독공실 옆에 있으니 말이죠. 잠시 후에 우리도 들러보지요. 여기 대형 납골묘의 앞부분은 판소리할 때 장단을 넣는 북을 형상화한 건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곳에 우리나라 국악인들을 모시게 될거라고 합니다. ‘악성사’에서는 국악 명인들의 위패를 모시고 해마다 ‘국악대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을 오면서 지나왔던 국악공연장 ‘국악 한마당’을 보니 예전 생각이 떠오릅니다. 저의 전성기였던 조선후기에는 판소리의 인기가 대단했지요... 저는 이미 스물 살 무렵부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명창’ 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전국팔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낮에는 물론이요 밤늦게까지 공연을 했었답니다. 그 무렵에 이름을 날리던 명창 중에 저를 비롯하여 권삼득, 염계달, 모흥갑, 고수관, 신만엽, 김제철, 황해천 여덟 명을 뽑아서 ‘8명창’이라 불렸지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아이돌’가수라고 얘기하던데 그때 당시의 제 인기도 그에 못지않았었답니다. 음...못 믿으시겠다고요? 음.. 그럼 이런 얘기를 좀 하면 믿으시려나?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공연에서 부른 노래 한곡에 비단 천 필이란 출연료를 받았으니 이정도면 제 인기,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3. 독공실
대본내용
소리꾼들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소리꾼들이 깊은 계곡 폭포 아래에서 계속해서 소리를 내는 장면들이 단골로 나오지요? 사실 저도 그렇게 참 많이 했는데, 왜 그렇게 할까요? 맞습니다. 득음을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 시끄러운 폭포수의 그 웅장한 소리를 뚫을 수 있는 그 득음의 경지에 이르기 위함이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목이 탁 트이면서 폭포소리는 안 들리고 나의 소리만이 들려올 때...! 그 때의 그 기분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지금도 남원 육모정 일대에는 득음을 위해 혹독한 수련을 했던 소리꾼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요, 조선의 명창 여덟 명 중에 한명으로 알려진 권삼득 명창의 일화는 정말 대단합니다. 권삼득 명창은 안동 권씨 양반가의 자제였지만 글공부를 싫어하고 소리를 좋아해 가문에서 쫓겨난 인물이랍니다. 그는 소리 공부를 위해 남원 육모정 아래 계곡에서 소리 한 대목을 100번 부르면 콩 한 알을 던져 넣기를 반복했는데 마침내 그가 득음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그가 던진 콩을 헤아려보니 몇 말이나 됐다는 이야기는 우리 소리꾼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죠. 저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분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득음의 경지는 멀고도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이지요. 이 곳 국악의 성지에도 ‘득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있는데, 바로 ‘독공실’이라는 곳이죠. 독공장이라고도 하는데, ‘독공장’이라고 하니까 ‘항아리 공장인가?’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홀로 소리를 연마하는 장소'라는 뜻이랍니다. 독공실은 산허리에 입구를 두고 방은 땅 속에 있어서 마치 동굴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관람객도 구경해 볼 수 있지요. 참 세상 좋아졌죠. 예전엔 저런 게 어디 있었습니까? 폭포수 밑에서 하루에 한 10시간 이상씩 쫙 소리를 뽑아줘야..... 하하, 제가 너무 고리타분한 소리를 하고 있나요?
4. ~9. 전시체험관
대본내용
지금부터 가볼 곳이 아마 여러분이 가장 재밌어 하실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에야 좀 쭈뼛대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마음을 확 열고 나면 이보다 재밌을 수는 없을 겁니다. 바로 국악체험실입니다! 아까 잠깐 악기를 두드려보긴 했지만 여기선 그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국악을 직접 배워볼 수 있는 공간이지요. 체험 프로그램은 다양한데요, 많이 하는 것이 판소리 한 대목 배우기, 사물놀이 배우기, 미니 장구 만들기, 그리고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관을 관람하는 거지요.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서는 야외에 나가 판소리를 배우기도 하고 또 국악의 성지 안팎으로 이어진 소릿길을 따라 걸으면서 국악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요, 그 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판소리 배우기와 장구 만들기입니다. 판소리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대목을 배운답니다. 단순히 따라 해보는 것이 아니구요, 판소리에 대한 설명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곁들이기 때문에 재밌으면서도 보다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지요. 또 장구 만들기는 실제로 사용하는 장구와 똑같은 재료로 약간 작게 만든답니다. 근데 크기는 작아도 소리는 제법 그럴듯하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저학년생이나 미취학 아동의 경우 어른이 같이 도와주는 게 좋겠지요. 이렇게 몸소 체험하고 나면 국악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겁니다. 여기서 배운 판소리를 잘 익혀 두었다가 노래를 불러야 할 자리에서 판소리 한 대목을 뽑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배에서부터 소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거 알고계시죠?
5. 송흥록 생가
대본내용
여기는 바로 제가 살던 곳, 송흥록 생가입니다. 국악의 성지 입구에 복원 돼 있지요. 일반적인 설명들이야 안에 들어가시면 잘 되어있으니 찬찬히 둘러보시고 여기서 제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저의 생가에 들어서면 입구 왼편에 자리한 동그란 조형물이 있습니다. 돌로 만든 크고 작은 24개의 구인데요, 이게 뭐냐면, 저 송흥록이 완성한 진양조의 장단을 의미하는 거지요. 진양조는 1장단이 24박으로 이루어진 아주 느린 장단인데요. 춘향가 중 옥중가 같은 슬프고 느린 소리에 잘 어울리는 장단이지요. 이 ‘옥중가’에는 옥에 갇혀 있던 춘향이에게 비가 내리고 바람이 으스스 부는 밤 온갖 귀신들이 나와서 춘향이에게 달려드는 ‘귀곡성’ 대목이 나오는데요. 이 대목이 저한테는 일종의 콤플렉스였습니다. 나름 팔도에서 이름을 꽤나 날리던 시절, 대구에서 춘향가를 불렀는데 제 노래를 들으신 분 중 한분께서 ‘송선생의 귀곡성은 많이 아쉽습니다. 귀신의 소리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하시더군요. 충격을 받은 저는 그길로 유랑생활을 접고 남원으로 돌아와 귀곡성을 제대로 하려고 죽을힘을 다해 연습했죠. 그렇게 한창 연습중인 어느 비오는 밤, 웬 소년이 찾아옵니다. [소년] 송명창님! [송흥록] 이 밤중에 뉘시오? [소년] 어떤 높은 어르신들이 송명창님을 모셔 오랍니다. [송흥록] 왜 나를 찾느냐? [소년] 송명창님의 소리를 듣고 싶으시답니다. 송흥록은 소년을 따라서 대나무 숲이 우거진 어느 기와집에 다다랐습니다. 집안에는 노인 세 분이 갓을 쓰고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앉아 계셨지요. [노인 ] 송명창, 우리들이 심심해서 자네 노래를 듣고자 불렀네. [송흥록] 어느 대목을 원하십니까? [노인] 「춘향가」중 ‘옥중가’를 해보게.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범상치 않은 기운을 가지신 어르신들 앞이라 열심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나니까 긴 수염을 늘어뜨린 노인 한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노인] 자네 노래는 다 좋은 데 귀곡성이 틀렸네. 내 가르쳐 줄 테니 잘 따라 해보게. 저는 노인들이 가르치는 대로 한소절 한소절 따라 불렀습니다. 밤새도록 힘들게 노래 연습을 하고 났더니, 노인들이 그만하면 됐으니 한잔 하라고 술을 권하시더군요. 저는 술을 몇 잔 얻어 마시고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걸까요? 깜작 놀라 깨어보니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저는 어느 무덤가에 누워 있지 않겠습니까? 알고 보니 무덤가에서 밤새 연습하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었던 겁니다. 저는 꿈속에서 노인들에게 배웠던 노래를 기억하여 그 유명한 ‘귀곡성’을 완성시켰습니다만 다시 생각해봐도 등골이 오싹한 일이 아닐 수 없답니다.
6. 박초월 생가
대본내용
사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오시면 저만 떠올리시지만, 저의 생가 안에는 미산 박초월 명창이 어린 시절 생활했던 초가집도 복원되어 있습니다. 김소희 명창, 박녹주 명창과 함께 1930~1970년대의 한국 여성 판소리계를 대표하는 여류 명창 중 한 분 이였던 박초월 명창은 열여섯 살 무렵에 이미 명창대회를 휩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인물이었지요. 김정문 명창, 송만갑명창, 임방울 명창, 정광수 명창등 훌륭한 스승들을 모셨던 그는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서울과 전국은 물론이요 일본까지 건너가 공연을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았는데요, 1930년대 초반 <조선 성악 연구회>에 들어가서 이화중선과 함께 대표적인 여류 명창으로 이름을 떨쳤구요, ‘여성 창극단’의 일원으로 전국을 돌면서 뛰어난 노래와 연기로 수많은 사람들을 웃기고 울렸지요. 지금으로 말하자면 ‘소녀시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답니다. 그만큼 소리하는 사람들이 대우를 받았던 시절이었지요. 물론 많은 소리꾼들이 있었지만 모두 다 명창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판소리는 혼자서 악보 위주로 연습하는 서양 음악과 달리 스승과 제자의 유대관계가 아주 중요합니다. 처음 소리를 배울 때 스승이 한 대목을 선창하면 제자가 그것을 똑같이 따라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거든요. 제자가 온전히 그 대목을 습득해야만 다음 대목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배우는 제자의 열정만큼이나 가르치는 스승의 노력과 체력이 아주 많이 필요한 음악장르입니다. 역사의 향기와 국악의 흥겨움이 흘러넘치는 국악의 성지, 여러분 어떻게 재밌게 둘러보셨나요? 지난 시절을 돌아보고 우리의 소리를 사랑했던 분들도 다시 만날 수 있어 저 역시도 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이 우리의 소리와 조금이나마 친해지셨다면 저, 송홍록은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웃음)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국악을 발전시키고 좀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도록 우리 후배들이 노력할 테니 여러분들도 우리 국악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이곳 남원에 오시게 되면 ‘국악의 성지’도 꼭 찾아주세요~! 언제나 좋은 소리, 훌륭한 소리로 여러분들을 맞아 드리겠습니다.

국악의 성지

가왕 송흥록이 들려주는 동편제와 우리시대의 명창 이야기
  • 주소 :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길 69
  • 문의처 : 063-620-6905
좌측의 안내도에서 각 세부 구간을 클릭하시면 사진과 설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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