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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전북 장수군 번암면의 산골마을에서는 청중의 마음을 울리는 구성진 판소리가 울려 퍼진다. "
바로 이곳에서 무형문화재 유영애 명창의 판소리전수관이 주최하는 산골음악회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산골음악회는 유영애명창의 제자들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무대다. 하지만 더욱 큰 의미가 담겨져 있다. 유영애 명창의 문하생 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유명 국악인이 대거 참가하기 때문이다. 올해로 12번째 이젠 어엿한 장수의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 위치한 유영애 판소리전수관에서 그를 만나 국악에 대해 들어봤다.
"줄곧 남원에서 지내다 장수군으로 옮겨온 지 벌써 11년째에요. 장수에 판소리전수관을 낸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여름 음악회를 열고 있는데. 2005년부터 매년 상설화해 벌써 8회째 음악회를 했어요."
"이곳에서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많은 제자들이 머물며 국악공부를 하고 있어요.
한 달간 합숙을 한 후 얼마나 잘 되었는지 평가를 받는 날이 바로 산골음악회입니다. 사실 바깥에서 1년 할 공부를 여기선 한 달에 끝내죠. 먹고 자는 시간만 빼고는 계속 연습만 하니까요."

그는 원래 제자들의 발표회 정도로 시작한 것인데 제자들만 발표하면 싱겁지 않느냐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동네주민, 국악선생님들을 초청하면서 지금처럼 행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장수군으로 옮겨왔는지 궁금했다.
"판소리를 하다보면 해마다 제자들을 데리고 산골을 찾아다니잖아요. 산과 계곡을 찾아 전국을 다녀봤어요. 근데 여름엔 너무 더워 고생을 많이 했어요. 어디 제자들이 수련한 곳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 자리를 찾게 되었어요. 바로 이곳이에요."

"이곳은 공부하기 참 좋아요, 공기 맑고 물 좋고. 소박한 동네가 참 좋죠. 주변 분들도 좋은신 분이다. 우리문화에 관심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원래 남원에 있었는데 다 인연이 따로 있나 봐요."

사실 그를 키워준 곳은 남원이다. 남원은 판소리 성지 중 한 곳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을 비롯해 남원시립국악단, 남원시립농악단 등 내놓으라하는 예술단체도 모두 남원시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남원에 비하면 장수군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이 없어요. 하지만 군수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현명한 분들도 많고 해서 지난 1월1일부터 무형문화재를 남원에서 장수로 옮겼어요."

사실 그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남원은 제게 첫발을 디디게 했던 곳이에요.

이전부터 장수로 무형문화재를 옮기려고 하면 왜 떠나려고 하느냐고 해서 주저앉곤 했는데, 이제 내 나이도 육십이 넘었고 정착할 곳이 필요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결심을 했죠."

그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2호 '심청가' 예능 보유자인 판소리 명창이다. "저는 1948년 장흥에서 태어났어요. 어려서 본 여성국극이 너무 좋아 명창 김상용의 학원에 찾아가 소리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오늘과 같이 판소리와의 인연을 맺게 된거죠." 유영애 명창은 한농선, 성우향, 조상현 명창 등에게 사사했다.

유영애 소리의 특징은 묵직한 저음과 힘찬 발성에 있다. 애절하고 슬픈 음성에 웅건한 우조 성음을 가미하여 성음이 분명하고 리듬과 음율에 변화가 많다. 기교가 다양하여 감칠맛 나는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소리를 한지 어언 57년. 지난 2001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제 제2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한국판소리보존회 장수지부와 유영애판소리전수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그를 따르는 제자도 많다. 그래서 그는 장수군 번암면에 있는 판소리전수관과 남원 시내의 학원을 오가며 소리를 연마하면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국립민속국악원 업무도 무척 많다. 그래서 그는 늘 바쁘게 지낸다.

"이곳 전수관에서는 합숙을 할 수 있어 멀리서 온 제자들이 많아요. 남원의 학원은 도시니까 가까이 있는 제자들이 많이 찾아오죠. 전국에서 제자들이 찾아오는데 모두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다음날 남원시내의 학원에서 다시 유영애 명창을 다시 만났다. 대학원에 재학중인 한 제자가 시험을 앞두고 소리를 배우러 찾아왔다.

얼떨결에 참가하게 된 판소리 수업시간. 약 1시간 정도 계속되는 수업시간에 그와 제자의 열창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의 묵직하면서 힘찬 발성은 판소리 문외한인 기자를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차가운 날씨도 잊은 채 뜨거운 열기에 흠뻑 땀을 흘리고 말았다. 수업이 끝나서도 한동안 그 소리의 여운에 감동을 받아 움직이질 못했다.